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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LIFE), 2017 / ★★

상상숲 2017. 8. 8. 11:50

 예상하던 결말이지만 그 선택이 마음에 들어서 별 하나. 그리고 적절한 사운드의 사용으로 별 하나 더. 큰 기대 안 하고 봤지만, 긴장감만은 정말 칭찬하고싶다. 하지만 그 외에 장점은 없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재난영화(?)이다. 수직적으로도 수평적으로도 끝없이 확장하는 우주가 주 무대이지만, 대부분의 스토리가 폐쇄되고 제한적인 우주선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은 대부분의 우주 재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다. 그런 점을 잘 이용하나 싶었으나...


 인생이 이름 따라간다고, 우주인들의 임무가 필그림 프로젝트라고 의도적으로 지었겠지 감독이. 순례자라는 뜻의 Pilgrim은 인간의 입장에서 지은 이름이다. 하지만 결국 화성 외계 생명체 캘빈이 지구로 오기 위해 인간들을 이용했다는 점은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오프닝에 나왔던 롱샷 말고는 생각보다 우주 배경 잘 안 나온다.

 To be or not to be, 들일 것인가 내보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와중에 예상한 그대로 스토리가 흘러간다! 소리랑 비쥬얼이 충격적일 수는 있지만 우주괴수물에 사실 참신한 스토리가 나오겠습니까 주인공들의 대처가 답답한 면이 없잖아 있긴 하다. 그래도 클리셰같은 자기 이익을 챙기기 위한 집단 내 대립과 갈등은 안 나오니까.  


 영화를 보면서 제일 안타까웠던건 캘빈 초등학교 학생들.... 


 장애 설정을 안 넣고 그냥 생명체의 발견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가진 캐릭터로 설정해도 큰 무리 없을 것 같았고, 제이크 질렌할이 중간에 무슨 방사능수치~ 이런게 나와서 캘빈이 생각지 못한 복병이 되려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도킹이 저렇게 쉽게 되는거였나 자괴감들고 괴로워라고 말할 캐릭터들이 머릿속에 하나둘 스쳐지나가기도 한다.


 유기체 외계인이 어느정도 약점이 보이고 비등비등하게 대치되는 장면이 있어야 긴장감이 유지될텐데, 너무 무적이라서 갑자기 덮쳐올 때 깜짝 놀라는 거 말고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어져간다. 처음에는 차가운 온도에서 못 산다고 했다가... 소각해도 안 죽고... 우주에서도 아무렇게나 돌아다니고... 지능도 뛰어나고... 아니 저런 사람들한테 인류의 미래를 맡기다니 라는 생가깅 들 정도로.


 그리고 영상등급위원회 기준을 정말 모르겠다 싶은게, 캘빈이 사람 죽이는 장면이 정말 잔인하다. 개인적으로는 에일리언 커버넌트보다 잔인했다고 생각한다. 15세라고 믿기는 힘들었는데, 19세로 하기에는 애매해서 그런가 싶다. 그래서 영등위 가서 선정 기준을 찾아봤는데, "미지의 화성 생명체가 실험 도중 깨어나 우주선 승무원들 공격하고 지구에 착륙하는 내용을 그린 SF영화로 화성 괴 생물체가 사람의 손을 감아 부러뜨리는 장면, 사람의 몸에 괴 생물체가 들어가 죽는 장면 등 폭력 및 공포의 부분이 표현되어 있고, 수위 또한 다소 높게 표현되나 공상 과학 영화라는 점을 고려할 때 15세 이상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하지 아니한 자는 부모 등 보호자 동반시 관람 가능)"[각주:1] 이라고 한다. 네... 알겠습니다....


 이쯤되면 그냥 원래 어떤 설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간만에 나온 고예산 우주괴수물이고.. 심장 쫄리는 영화였으니까 밤에 심심할 때 '케이블 방송으로' 보기 좋은 영화.

  1. 출처 http://www.kmrb.or.kr/data/searchMovieView.do?rcv_no=201401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