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SPY S01E02 런던스파이 세 원숭이
LONDON SPY S01E02
런던스파이 시즌1 2화에 나온 세 원숭이.
대니가 알렉스의 부모의 집에서 알렉스의 어머니(로 추정되는 사람. 이 드라마에서 확실한 것은 아직까지 없다)와 나름의 설전을 끝내고 나올 때, 장식장 안에 비춰줬던 세 마리이 원숭이. 한 마리는 귀를 막고 있으며, 다른 한 마리는 눈을 가리고 있고, 나머지 한 마리는 입을 막고 있다.
세 원숭이의 설명(?) 기원에 대해서는 두 가지 얘기가 있다.
첫 번째, 공자의 子曰 非禮勿視하며 非禮勿廳하며 非禮勿言하며 非禮勿動이니라.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며, 예가 아니면 말도 하지 말며,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아라. 동양권 유교사상의 주축인 공자의 가르침인 만큼, 일본의, 중국의 절이나 신사에는 저러한 조각상이 많다고 한다. 올바른 마음가짐과 바른 생활을 강조하자는 깨달음을 주기 위해 만든 상으로 추정된다. 1화에도 일본 민요가 나올 뿐더러, 게이샤도 등장하는 등 작가들이 은연중에라도 일본 문화에 대한 노출을 많이 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봐도 될 것 같다. 부정(不正)한 것을 따르지 말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나, 개인적으로는 이 의미보다는 두 번째 의미가 더 맞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 라틴어 속담. Audi, vide, tace, si vis vivere in pace. 듣지말아라, 보지말아라, 입다물어라. 만약 평화로운 생활을 바란다면. 비밀을 유지하라, 그리고 더 이상은 알려 하지 마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문장이다. 이게 훨씬 맞는 해석이 아닐까. 런던스파이의 시놉시스 자체가 죽은 연인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면서 주인공인 대니가 스파이 세계로 들어간다는 내용이니까. 1화의 감시부터 시작해서 경찰의 미적지근한 대응, 언론의 공격, 그리고 알 수 없는 알렉스 집안 사람들의 압박, 그리고 수상한 의사의 명함과 알약. 대니라는 캐릭터는 결코 둔하거나 멍청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 누구보다도 예민하고 조심스러우며, 한편으로는 비밀스러운 사람이다. 자신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를 만류하는 협박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대니는 조용히 입 다무고 평화로운 생활을 지내는 대신 자발적으로 위험한 세계에 발을 들인다.
알렉스의 어머니가 시선을 돌리면서 이 상을 바라본 것은, 대니가 조용히,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더 큰 사건을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있는 것을 바랐기 때문이다. No fuss. 하지만 그 상을 바라본 것이 대니가 아니라 알렉스의 어머니이며, 대니가 떠난 후에 화면이 클로즈업 된 것으로 보아 절대, 절대, 대니는 그녀가 바라는 바대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